논문을 쓴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남들에게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, novelty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처럼 들릴 수도 있다. Novel하지 않으면 논문이 아니기 때문에 novelty는 중요한 게 맞다.
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novelty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것이다. 똑같은 문제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면 전혀 새로운 문제가 되기도 한다. 좋은 연구들은 문제를 바라보는 좋은 방식을 제안한다.
그런데 그 바라보는 방식이 정해지고 나면 이후의 풀이법은 너무 당연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. 여기서 당연하다는 것은 trivial하다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다는 의미이다. 그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방법을 깨닫고 나면 나라도 (뿐만 아니라 누구라도) 그렇게 풀었을 것 같다고 느껴질 만큼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솔루션이 좋은 솔루션인 것 같다. 만약 그렇지 않다면 풀이 방법이 논리적이지 않거나 어딘가에 군더더기가 붙어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. 사람들은 그렇게 군더더기가 붙어서 한껏 복잡해진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. 이런 면에서 나는 솔루션의 novelty는 과대평가 된 게 맞다고 생각한다.
그래서 연구는 문제를 푸는 거라기보단 문제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. 내가 솔루션을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, 문제 속으로 들어가고 난 뒤에 문제를 다시 보면 솔루션이 원래 거기 있었다는걸 알게 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