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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L PhD

ML PhD- 유학을 마음 먹은 이유

이번 글에서는 유학을 준비하게 된 이유를 말해보려고 한다. 일단 미국이 더 연구하기 좋은 환경이고 졸업 후 진로의 선택지도 넓다는 이유가 컸지만, 그 외에도 다른 이유들이 있다.

어차피 해야 한다

미국 대학들은 좋은 연구자가 될 것 같은 지원자를 뽑고 싶어하기 때문에, 유학 준비와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한 준비가 대부분 같은 방향이다. 미국 박사를 준비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들은 크게

  1. 학점
  2. 연구
  3. 영어: TOEFL, GRE (CS는 대부분 optional)
  4. SOP / 연구실 탐색 / 지원서 작성

정도인데, 여기서 1,2는 유학을 안가더라도 해야하고 영어 공부도 어차피 해야 한다. 유학을 안갈거라면 논문 실적에 학부 때부터 목멜 필요까지는 없긴 한데, 석사 2년이 너무 짧기 때문에 학부 때 연구에 대한 감을 못잡은 채로 석사를 가게 되면 최악의 경우는 논문 없이 졸업을 해야할 수도 있으므로 미리미리 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다. 그리고 남들이 1편으로 석사 졸업할 때 2편으로 졸업할 수 있으면 그것 또한 메리트이다.

남은 건 SOP / 연구실 탐색 / 지원서 작성 인데, 유학만을 위한 준비는 사실상 이것들이 전부라고 할 수 있으므로, 꽤 적은 비용으로 도전할 수 있는 셈이다. 그리고 이것들도 사실 연구자의 역량에 도움이 되는 일들이다. 논문 실적만을 생각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다음 학회 데드라인만 생각하게 되고 큰 그림에서 자기 연구를 바라볼 기회가 잘 없기도 한데, SOP를 쓰다 보면 이 연구가 왜 커뮤니티에 필요한지와 같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. 연구실 탐색은… 좀 귀찮긴 하다 (내가 이걸 할 때만 해도 AI 기반 검색 툴들이 별로 없었다). 근데 이것도 어차피 같은 필드에 있으면 오며가며 계속 만날 사람들이기 때문에 미리 알아둔다고 생각하면 나쁠 건 없다.

리스크

또 다른 이유는, 유학을 갈 수도 있었는데 시도도 안했다가 나중에 한국에서 뭔가 일이 잘 안풀린다면, 그 때 유학 준비 안한 걸 평생 후회할 거라고 생각했다. 유학 준비를 해도 리스크가 있지만, 안해도 리스크는 있는 것이다.

떨어지면?

떨어져도 두 번째 기회가 있는데, 취업을 했다가 재도전하거나, 석사를 받고 논문도 좀 더 써서 유럽까지 지원하는 방법도 있다. 그리고 요즘에는 한국의 AI 연구가 전 세계와 경쟁해도 뒤지지 않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많이 느낀다. 하나의 지표에 불과하긴 하지만 NeurIPS 편 수 등을 보면 카이스트같은 대학은 세계에 내놓아도 밀리지 않는다. 나는 한국에서 같이 연구를 한 분들 중 몹시 뛰어나다고 느껴지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,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박사를 받았다고 해서 그 분들보다 반드시 뛰어날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. 만약 떨어졌어도 어떻게든 한국에서 잘 살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.

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문제가 해결되었고 꼭 한국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, 무지성으로 유학을 준비해 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. 준비할 게 많아 보이지만 1년 ~ 1년 반 정도를 잡고 아무 생각 없이 하나씩 하다 보면 결국 다 해결이 되는 것 같다. 일단 열심히 살 이유가 하나 더 생길거고, 합격하면 좋지만 떨어져도 영어 실력이나 논문 실적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나쁠 것이 없다. 그런데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박사 전문연의 메리트가 너무 강력해서 어느 쪽이 이득인지는 잘 모르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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